● 앵커: 요즘 몇 백만원씩 하는 값비싼 건강검진을 받는 분들 꽤 계신데 꼭 필요하지 않은 검사항목도 작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선진국에서 질병예방일을 하는 의학박사들의 지적입니다.
이재훈 기자입니다.
● 기자: 한 대형병원의 건강검진센터입니다.
검진료가 보통 몇 십만원에서 많게는 몇 백만원까지 할 정도로 비쌉니다.
하지만 지금 예약하면 2년 뒤에나 검진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 환자: 비싼만큼 아무래도 정확하게 나오니까 좋겠죠.
● 기자: 미국질병예방위원회 네드 컬런지 위원장은 오늘 강연회에서 이런 건강검진이 잘못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방광암이나 전립선암, 관상동맥질환을 검진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해도 자각증상이 없으면 질병으로 판단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또 오진 가능성이 높은 혈액검사에서 질병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조직검사를 하면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지운다는 것입니다.
● 네드 컬런지 위원장(미국 질병예방위원회): 혈액검사를 해서 암 양성반응이 나오면 조직검사를 하게 되고 조직을 떼내기 위해서는 수술도 해야 한다.
● 기자: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도 CT나 MRI 같은 값비싼 촬영검사를 권유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캐나다 캘거리대학의 제임스 디킨즈 교수는 몇 백만원씩 하는 값비싼 건강검진은 한마디로 낭비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 제임스 디킨슨 교수(캐나다 캘거리대): 나는 내 환자나 가족에게는 값비싼 건강검진을 추천하지 않겠다.
● 기자: 이런 지적에 대해 국내 병원들은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는 입장입니다.
● 건강검진센터 관계자: 모르고 지나가는 것보다 발견했을 때부터 치료하면 치료효과가 더 높기 때문에 검진을 장려하는 거고...
● 기자: 안 하는 것보다 나은 획일화된 건강검진이 개인의 병력이나 가족력을 고려한 맞춤형 검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데는 전문의료인도 공감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재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