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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불면증일수록 잠을 자지 마라

68세 A씨는 회사 중역이다. 약 6개월 전에 회사 업무관계로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잠을 설치게 됐다. 3개월 전부터는 회사 일이 안정되어 더 이상 스트레스도 없고 마음도 편한 것 같은데 불면증은 지속됐다. 졸리다가 눕기만 하면 말똥말똥해지고, 가까스로 잠이 들어도 하룻밤에 2~3번 깨거나, 꿈이 많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았다. 낮에 좀 자보려고 해도 평생 낮잠을 자본 적이 없는지라 그것도 여의치가 않았다. 밤이 되면 또 잠이 안 올까 두려워지고 낮에는 극도의 피로감에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사람은 일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수면은 신체 노폐물을 제거하고 뇌를 재충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하루 7~8시간보다 적게 자거나, 그보다 많이 자는 사람은 각종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성이 높아진다. 또한 각종 건강지표를 보더라도 하룻밤 7~8시간 자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도 더 건강한 것으로 조사된다. 따라서 수면은 생활하다 남는 시간에 하는 식이어서는 안 되며, 다른 중요한 일과 마찬가지로 계획에 따라 하루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충분하더라도 수면을 제대로 취할 수 없는 경우가 있는데 그 주된 원인은 스트레스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다든지, 시험에 대한 걱정이나, 직장에서 어려움을 당했을 때, 또는 결혼이나 이혼 등 인생의 큰 변화가 생겼을 때 등, 잠을 이루기 어려운 것은 거의 누구나 경험하게 된다.

이런 일시적인 원인에 의한 불면증은 그 문제가 해결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호전되나 현대인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스트레스가 반복되면서 자신의 몸이 예민해져 수면장애가 온다는 것이다. 즉 몸과 마음이 조건화되어 잠잘 시간이나 잠자는 장소에 가기만 하면 불안감이 생기고, 몸이 이완되기는커녕 더욱 긴장된다. 이 때문에 특별한 이유 없이 밤늦게까지 잠을 이루기 어렵고, 잠이 들어도 쉽게 깨며, 긴 시간을 자고나도 몸이 개운치 않게 된다.

어떤 이들은 수면효과를 기대하여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음주를 하면 잠이 들기가 쉬운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숙면을 방해, 새벽에 깨게 되는 역효과가 있고, 만성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조건화된 몸을 가장 확실하게 바꾸는, 즉 탈조건화하는 방법은 역설적으로 잠을 자지 말라는 것이다.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말고 안 자려고 노력해야 된다. 우리의 수면중추는 원래 스스로 작동하는 무의식적인 자율 기능인데, 잠을 자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의식적인 노력이 오히려 그 기능을 방해하는 것이다. 숫자를 거꾸로 센다든가 잠이 드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노력 등도 오히려 역효과다.

하지만 잠을 안 자려고 노력하면 우리의 의식이 수면중추에 가하던 간섭을 줄이게 되어, 그 기능이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필자가 권하는 ‘잠 안 자기’는 단지 48시간 동안이다. 밤에 잠이 안 오면 절대 잠자리로 가지 말고, 졸려서 누웠더라도 5분 내에 잠이 안 오면 곧 바로 일어나서 아무 것이나 해라. 가까스로 잠이 들어 1~2시간 자고 깨면 그날 밤은 다 잔 것이고, 다시 잠을 청하지 말고 아무리 한밤중이라도 그날 일을 시작한다.

초저녁에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잠드는 것도 금물이다. 이렇게 48시간만 해보면 그 다음부터는 기가 막힌 잠을 자게 된다. 자신도 모르게 잠이 올 뿐만이 아니라, 적은 시간을 자도 푹 잔 느낌이 든다. 물론 48시간 동안은 ‘생고생’이다. 수면이 부족한 관계로 피로도 더 쌓이고 일의 능률도 안 오른다. 정 힘들면 일이 없는 주말에 실행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잠을 안 자면 몸에 큰일이 날 것이라는 걱정을 깰수록 수면은 빨리 정상으로 돌아온다. 현재 A씨는 수면제 한 알 먹지 않고도 이전의 건강한 수면으로 돌아갔다. 그는 자신의 몸에 놀라고 있다.



/ 유태우ㆍ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