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음료수 캔이지만 안에 있는 걸 마시면 날 수가 있어”
최근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가 높은 에너지드링크의 광고 내용이다. 이 음료수를 마시면 광고처럼 일정 기간 기운이 나고 잠이 오지 않는 각성효과가 나타난다. 바로 커피에 들어간 양보다 훨씬 많은 다량의 ‘카페인’ 때문이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이나 만성피로로 힘든 직장인들 사이에서 에너지 음료가 ‘피로를 풀어주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음료’로 통하면서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또 최근 홍대나 이태원 등의 클럽에서는 에너지 드링크와 술을 섞은 폭탄주까지 등장해 클러버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밤새도록 춤춰도 지치지 않는다는 ‘밤 시리즈’는 폭탄을 뜻하는 ‘밤(bomb)’을 술 이름에 붙여 만들어진 폭탄주다. 예거밤, 아그오밤, 재거밤 등의 폭탄주는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켜 실제 주량보다 더 많이 마시게 돼 과음으로 인한 각종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이 폭탄주를 마시면 혈압상승, 부정맥 등 신체 이상증상과 함께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에는 뇌기능 장애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에너지 폭탄주의 인기는 술을 좋아하고 음주문화에 관대한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미국에선 이미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미국 대학생들의 음주운전 실태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의 한 대학 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에만 1만3천여 명의 대학생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다가 응급실 신세를 져야 했다고 밝혔다.

또 한가지 심각한 문제는 무분별한 성관계를 조장한다는 것. 에너지 드링크를 섞은 폭탄주를 마실 경우 가볍게 섹스상대를 찾아 관계를 가질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미 버펄로대 중독연구소(ria) 캐슬린 밀러 선임연구원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꼬셔서 잠자리 갖기(hook-up)' 문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 폭탄주이며,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가진 성관계가 원하지 않는 임신이나 성병,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다음은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에너지 드링크의 카페인 함유량이다.

하이닥 상담의 김선복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간 에너지음료를 마셨을 경우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어지러움증을 호소 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