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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상민의 외상 후 격분장애, 폭행원인됐나
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홍도)는 전 부인에게 욕설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된 배우 박상민에게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성인 배우자를 상대로 두 차례에 거쳐 폭력을 행사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혀, 과거 박상민씨가 외상 후 격분증후군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고백이 새삼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박상민은 분노와 억울함으로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는 외상 후 울분장애를 진단받았다고 고백했었다.
이에 외상 후 울분장애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통일 독일에서 상대적 격차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발견되면서 처음 정의된 외상 후 울분장애, pted
외상 후 울분 장애는 영어로 pted 즉 posttraumatic embitterment disorder이다. embitterment는 격분, 울분을 뜻하는 단어로 pted는 오랜 기간 부당한 취급을 받아 증오, 분노를 느끼는 일종의 정신과 질환이다.
독일 정신병리학자인 미하엘 린덴은 독일 통일 후 구 동독인들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정신적인 고통을 접하게 된다.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구 동독인들이 서독의 경제적, 문화적 격차를 직시하게 되면서 많은 동독인들이 좌절과 모욕감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겪게 되었고, 이러한 증상들이 기존의 우울증과는 구분되면서 외상 후 울분 장애라는 pted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 외에도 직장에서나 가정에서의 갈등, 심각한 질병, 분리의 경험 등과 같은 일을 겪고 난 다음에 그에 대해 극심하게 불공정하다고 느끼거나 그 일을 떠올릴 때마다 울분, 분노, 무기력감 등을 나타내는 것들도 pted라 할 수 있다. 특히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빈부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pted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pted, 나한테 일어난 일에 대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심리적 융통성 결여’가 문제
울분장애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나 적응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왜 나한테만 이런 부당한 일이 생기는 것일까, 왜 하필 나일까, 나한테 이러는 건 너무 불공평해, 나만 당하고 있다…’
이는 pted를 보이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사고형태이다. pted 상태에서는 불공정하고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지배하면서 유발되는 증오와 울분에 휩싸이는 감정상태를 보인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심리적 융통성의 결핍이 pted의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즉 pted를 가진 사람은 사고에 융통성이 부족하고 갈등해결능력이 떨어지며 타인에 너그럽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pted의 치료, 나한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올바른 극복방법을 찾는 ‘지혜’ 찾아야
pted 치료에 있어 자신의 감정을 무너뜨리는 원인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것이 ‘자신에게만 억울하게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일부로 그런 것이 아니며, 사건을 개인적으로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 인지행동치료
인지행동치료는 왜곡된 사고와 실제 자신이 아닌 학습된 자신과 타인, 세계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에 변화를 줌으로써 증상 개선을 유도하는 치료이다.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고 그 해결에 중점을 두는 치료로 정신과 질환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 지혜 치료(wisdom therapy)
지혜 치료란 pted 극복을 위해 필요한 개념을 ‘지혜’라고 보고, 이를 통해 극복한다는 의미이다. 즉 ‘나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는 개념 대신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전환하고 감정적 문제를 유발한 일을 재정리하여 새로운 인생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키우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부당하다고 느끼는 일을 접했을 때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 자신의 입장과 타인의 입장을 생각해봄으로써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이러한 사고와 감정을 결합하는 훈련이 바로 지혜 치료이다.
참조: hong kong j psychiatry 2007 (dr mark js wong, department of psychiatry, tai po hospital)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