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의 보조 요법인 ‘온열 치료’의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온열 치료는 19세기 말 이후 암세포가 정상 세포보다 열에 약하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본격적인 연구와 치료가 시작되어 최근에는 다양한 암 치료의 보조 요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1°c의 체온 변화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사람의 정상 체온은 36.5℃, 평균적으로 36.89±0.34℃ 정도이다. 여러 가지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산소가 가장 활발히 작용할 수 있는 심부 체온(신체 표면이 아닌 내부 장기가 있는 몸속 체온)은 37.2℃이며, 피부 표면 온도는 34~35℃ 정도로 심부 체온보다 다소 낮다. 심부 체온이 0.5~1°c 달라지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대사나 효소의 작용에 영향이 생긴다. 심부 체온이 1°c 올라가면 기초대사율은 15% 상승한다고 알려졌다.
반대로 체온이 내려가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혈액이 운반하는 산소와 영양소, 면역 물질이 신체 곳곳으로 제대로 운반되지 못해 체내 균형이 깨지고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된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면 기초대사율이 낮아져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기 쉬워진다.
체온은 암에도 영향을 미친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체온을 떨어뜨려 자신을 방어하며, 암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은 인체의 체온 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기 때문에 암 환자의 체온은 정상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암세포가 온도가 낮을 때 활성화되고, 42℃ 정도의 열에서 괴사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 ‘온열 암 치료’이다.
온열 치료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원리는?지난 3월 16일 열린 ‘kimes 2018 암 치료 특별 세미나’에서 가톨릭대학교 방사선종양학과 강영남 교수는 온열 암 치료의 원리에 대해 “심부까지 열을 전달하기 위해 고주파를 이용해 암세포에 약 38.5~43℃의 열을 계속해서 가하면 혈관의 내피세포에 부종이 생기고 혈관에 미세혈전이 생겨 최종적으로 암 조직의 혈관을 막아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게 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고 설명했다.
체내 온도가 올라가면 정상조직의 세포는 혈관이 확장돼 열을 배출하지만, 암 조직의 신생혈관은 혈관이 확장되지 않아 열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국소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이렇게 온도가 상승하면 열로 인해 혈전이 생성돼 혈류량이 감소하는데, 이로 인해 영양 공급이 차단되어 암세포가 괴사하게 되는 것이다.
대한온열의학회 최일봉 회장(제주대학교 의대 석좌교수)은 “온열 암 치료는 방사선 치료와 병행 시 세포의 대사를 촉진해 방사선 치료 효과를 높이고 항암 치료와 병행하면 세포막의 투과도를 높여 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며 “암 수술, 항암제,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 암의 전이와 재발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고주파 온열 치료, 췌장암 및 유방암 환자에서 효과 입증이날 세미나에서는 췌장암 및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주파 온열 치료의 임상 사례(비오메드요양병원, 대한온열의학회)가 발표됐다.
임상 사례에 따르면 췌장암 3기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은 환자에게 셀레늄 제제(셀레나제)와 고주파 온열 치료(리미션 1°c)를 병행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췌장암 종괴가 축소됐으며, 종양 주변 혈관 및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환자에게도 같은 치료를 시행한 결과 4cm였던 종양 크기가 2cm로 줄어들었다.
최최 회장은 “온열 및 면역치료는 암 수술 전 항암 및 방사선 치료의 보조 치료로서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임상연구가 진행되어 과학적으로 확실한 효과가 나타난다면 단독 표준치료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열 치료를 받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온열 치료가 끝난 후 갑자기 일어나면 혈액 순환이 불안정해질 수 있으므로 충분히 몸의 안정을 되찾은 후 일어나는 것이 좋다. 고관절이나 슬관절 등에 금속 삽입물이 있는 경우 치료 부위 주변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피해야 하며, 화상이나 피부 흉터가 있는 경우에도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 후 시술해야 한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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