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은 식물의 수술에서 만들어진 0.003~0.1mm 크기의 생식세포로, 암술로 옮겨져 씨앗을 형성한다. 꿀 생산을 위한 영양분을 얻고자 꽃에 앉은 꿀벌의 다리에 붙은 화분은 벌집으로 옮겨지고 벌집 아래에는 다리에서 떨어진 화분이 모인다. 이러한 벌 화분은 영어로 비 폴렌(bee pollen), 즉 벌에서 얻은 화분으로 불리며 일반 화분과 차별화된다.
박명윤 교수의<파워푸드 슈퍼푸드>에서는 꿀벌의 영양가 높은 먹이인 벌 화분이 고대부터 영생을 위한 귀한 음식으로 간주되었다고 설명한다. 식품과학기술대사전에 따르면 벌 화분에는 20%가량의 단백질 외 지방질, 탄수화물 그리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들어 있다고 한다. 특히 벌 화분의 단백질은 절반가량이 신체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유리 아미노산 형태로 알려진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건강 증진을 위한 완전식품으로 여긴다는 벌 화분은 건강에 얼마나 유익할까?
건강 증진 효과는?벌 화분이 꽃에서 얻은 일반 화분보다 유효 영양 성분이 많은 것은 이동과 채집 과정 중에 꿀과 꿀벌의 타액 속 효소와 섞이면서 발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꿀벌이 꽃가루를 얻은 식물과 채집까지의 시간 등에 따라 벌 화분의 화학 성분이 달라질 수 있어 영양 함량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불가능하다.
가장 보편화된 성분 분석에 따르면 벌 화분은 탄수화물 약 30%, 주로 과당 및 포도당 26%, 필수 아미노산을 10%가량 포함한 단백질 23%, 필수 지방산을 포함한 지질 5%, 항산화 성분 플라보노이드를 포함한 페놀 화합물 2%, 칼슘∙인∙마그네슘∙나트륨∙칼륨∙철∙구리∙아연∙망간∙셀레늄 등 각종 미네랄 1.6%, 비타민 b1∙b2∙b6 및 c 등 수용성 비타민 0.6%, 비타민 a∙d∙e 등 지용성 비타민 0.1%로 구성된다.
벌 화분이 건강에 유익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바로 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플라보놀 배당체 루틴(rutin)이 ldl콜레스테롤 수치 조절을 돕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 뇌출혈을 비롯한 각종 출혈성 질병 예방을 돕는다.
파마슈티컬 바이올로지(pharmaceutical biology)에 발표된 한 논문에서는 쥐를 사용한 시험에서 벌 화분이 항염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항염 작용을 통해 각종 염증성 질환 및 초기 퇴행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
면역 체계 증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2014년, 푸드 & 케미컬 톡시컬러지(food and chemical toxic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황색 포도상구균을 비롯해 각종 균에 대항하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해 각종 감염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의 한 연구에서는 벌 화분이 유방암 환자의 치료와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벌 화분과 꿀의 플라보노이드가 유방암 세포의 생성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 것. 빈대학교 연구진이 자궁암이 발생한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벌 화분이 적혈구 운반과 항체 생산을 도와 치료 효과 증진에 도움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신경계의 혈액 공급을 증진해 에너지 부여와 스트레스 해소에도 유익하다. 영국 스포츠 협회에 따르면 벌 화분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면 체력을 40~50%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노화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역시 항산화 성분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캠페롤(kaempferol)이 지방과 dna 산화를 방지하고 세포 재생과 상처 치유를 촉진해 피부와 신체 노화를 예방한다.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까?벌 화분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를 증명하는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다만 벌 화분이 에너지 대사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실험 결과를 통해 신진대사 역시 촉진할 수 있어 체중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미국 fda는 벌 화분에 미국에서 사용을 금지한 체중 감량 약품의 성분과 유사한 성분이 들어 있어 오히려 유해하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구매해서 먹으면 좋을까?한 조사에 따르면 벌 화분은 천연에서 얻은 걸러지지 않은 성분인 만큼 188종의 균류와 30여 종의 박테리아가 존재할 수 있다고 한다. 게다가 화분의 표면은 단단한 껍질로 싸여 있어 그대로 먹으면 체내 이용률과 소화 흡수율이 낮아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따라서 믿을만한 곳에서 제조한 벌 화분을 구매하는 것이 좋겠다. 벌 양봉 시 화학 성분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첨가물이 없는 벌 화분 100% 제품인지도 확인할 것.
시판하는 대부분의 벌 화분은 과립 형태로 섭취가 쉬운 편이다. 일반적인 섭취 권장량은 중간 크기 숟가락으로 하루 한두 숟가락이다. 적당량을 숟가락으로 떠서 먹으면 벌 화분 특유의 달콤새콤하면서도 쌉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특유의 맛 때문에 벌 화분만 먹기 힘들다면 요구르트나 시리얼, 꿀 등에 섞어 먹어도 좋다. 따뜻한 물에 벌 화분을 넣고 2~3시간 동안 불린 후 물과 함께 마시는 방법도 있다.
부작용은 없을까?일부 국가에서는 벌 화분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증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식품일 뿐 인증받은 건강기능식품은 아니다. 특히 가공되지 않은 식품인 만큼 갑상선 질환이나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이 있는 환자는 의료진과의 상담 없이 함부로 섭취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벌 화분에도 같은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으므로 섭취를 삼가야 한다. 임산부와 모유 수유 중인 여성에게도 섭취를 권하지 않는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