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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인 그대,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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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검진 결과를 확인하는 날, ‘큰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부터 하게 될까? 대부분 나에게 ‘큰일’이 생겼음을 직감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것이다.
 
암을 맞닥뜨린 사람들은 대개 몸의 치료에만 집중한다. 당장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섰을 때 마음 건강까지 챙기기 힘들 수 있지만 마음이 힘들면 몸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석 교수는 건강 강좌를 통해 암 환자의 정신 건강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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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에 따르면 암 환자의 정신 건강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50년도 채 되지 않았다. 1969년까지만 해도 암은 두려움의 존재였으며, 일부 사람들은 전염병으로 인식하기도 했다. 치료법도 수술 외엔 딱히 없어,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사람이 정신 건강을 돌볼 수 있을 리 만무했다.
 
1976년 지미 홀랜드 박사가 “암 환자의 혈액을 살펴보고 심지어 소변, 대변까지 분석하면서 왜 그들의 기분은 살펴보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문가들이 암 환자의 마음속 불안, 우울 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국에는 이후 암 환자를 위한 미국 국립 통합 암 네트워크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는 1984년부터 국제정신종양학회를 시작으로 암 환자의 정신건강 관리를 돕는 단체들이 생기고 있다.
 
대한민국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80년대 30% 미만에서 2010년 이후 70% 이상으로 변화했다. 김 교수는 “암은 이제 관리해야 하는 병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여기서 말하는 관리는 몸과 마음을 모두 포함한다”고 말하며 “병마와 싸우며 쌓인 스트레스로 인해 불안, 불면, 우울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마음의 긴장 상태는 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마음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암 환자들은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어쩌지? 혹시 더 나빠지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는 곧 불안을 야기하며, 자율신경계 변화에 따른 생리적 리듬 변화와 다양한 신체 증상으로 발전한다. 하지만 이런 증세는 대부분 마음의 짐이 덜어지면 회복된다.
 
어떤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거나 예민해지는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런 감정 상태가 지속되면 부정적 사고도 강해져 몸 건강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 불안, 우울증과 더불어 불면증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수면은 지친 몸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잠을 잘 자기 힘들다면 약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투병 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라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서 생각을 분산시키기 ▲생각을 비우기 ▲전문가에게 심리치료, 약물치료 등의 전문적인 도움 받기
 
김 교수는 “보호자들은 환자가 암이라는 사실을 모르게 해달라고들 하나, 본인이 진단을 수용하고 암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인생에 있어 균형과 유연성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며, 투병할 때는 어떤 결과나 결정에 대해 뒤돌아보지 말 것”을 권했다. 그 순간부터 후회하거나 불편한 감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인생은 내가 중심이 되는 고독한 레이스로, 누군가에게 기대고 의지하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