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는 미국 앨러간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제품명으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는 나보타(nabota, 대웅제약), 제오민(멀츠), 메디톡신(메디톡스) 등이 있다.
보톡스로 대표되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유래는 19세기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일 남부 빌드발트에서 소시지를 먹고 식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머리에서 시작해 아래로 내려가는 하행성 마비와 그에 따른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 일하던 의사 케러너는 식중독으로 사망에까지 이른 것에 의구심을 품고 동물과 자신을 직접 실험 대상으로 삼아 연구한 끝에 소시지독이 운동신경과 자율신경계의 마비를 일으킨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서 그는 ‘소시지독(후에 보툴리즘, 보툴리누스 식중독으로 명명)이 자극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운동계의 과다자극에 의한 질병의 유용한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 예상은 100% 적중해 다양한 분야에서 보툴리눔 독소치료(botulinum toxins)가 사용되고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일시적인 근육마비 효과를 이용해 미간주름, 눈가주름 등의 주름개선과 사각턱 교정, 턱관절장애 증상 개선 등에 이용된다.
또한, 보툴리눔 톡신의 근육 경련과 강직 등을 조절하는 효과를 이용해 오십견, 안면근 연축(얼굴이나 눈가의 씰룩거림), 안검경련(눈이 의도치 않게 감김), 사경(목이 한쪽으로 기울어짐), 뇌졸중이나 뇌성마비 등에 의한 근육강직 등에도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적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팀의 연구결과 뇌졸중 후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보톡스 주사와 스테로이드 주사 그룹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한 결과 통증감소 정도와 관절의 움직임 범위가 보톡스 주사 치료 그룹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보톡스 치료가 어깨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통증전달물질을 차단하는 효과로 어깨통증을 예방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의 항암치료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노르웨이, 미국 등 국제 합동 연구진이 의학 학술지 ‘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소개한 논문에 따르면 생쥐실험에서 보툴리눔 톡신이 뇌에서 복부로 연결된 미주 신경의 신호를 차단해 위암 세포의 증식 속도를 늦추는 것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미주 신경에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한 결과 암세포의 증식을 돕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을 차단해 암세포 발달을 막을 수 있으며, 이는 암 치료와 암세포 전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톡신 대신 미주 신경을 잘라내거나 아세틸콜린을 차단하는 약제를 투여해도 같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진은 “보툴리눔 톡신이 암을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위암 환자가 수술이나 항암 치료 없이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아울러 다른 암에도 보툴리눔 톡신이 효과가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이번 연구결과에 의미를 부여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일명 보톡스의 유래는 식중독균에서 시작됐지만, 다양한 임상 적용으로 주름, 근육경련, 근육강직 치료에서 나아가 암세포 증식억제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의 ‘보툴리눔 톡신’이 어떤 치료에 이용될지, 그 미래가 더 궁금해지고 있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