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한 담배는 정말 순할까?
마일드(mild), 라이트(light), 저타르, 저니코틴...
금연에 실패한 사람들은 대개 타르와 니코틴의 함량이 비교적 낮은 순한 담배를 입에 물며 스스로를 위안한다. ‘끊진 못해도 약하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지만 몸에 해로운 건 똑같다.
# 직장인 이모씨(31, 남)은 올해 들어 금연을 시도한 지 벌써 세번째. 하지만 모두 실패하고 지금은 니코틴 1mg이 들어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스트레스 받는 날이면 약한 담배니까 괜찮다는 생각에 2~3가치를 더 피운다. 하지만 니코틴 함량이 높은 다른 담배에 비해 해롭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흡연자의 약 60% 정도는 순한 담배를 더 깊이 흡입하고 보상심리 때문에 담배를 더 많이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니코틴은 담배중독의 원인물질이기 때문에 니코틴 함유량이 낯은 담배를 피울 경우, 일정한 혈액 내의 니코틴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담배를 피우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일반담배와 비교했을 때 인체에 해로운 것은 별 차이가 없다.
폐암으로부터도 안전하지 않다. 폐암은 편평상피암, 선암, 대세포암, 소세포암 등 4가지로 나뉘는데 기도입구에 주로 발생하는 편평상피암은 담배연기를 보다 깊이 들이마시는 순한 담배와도 연관이 있다. 또 편평상피암에 비해 전이가 잘되고, 크기가 작아 조기발견이 매우 어려운 점 등 예후가 상당히 좋지 않은 선암의 증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순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더 자주 폐암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마일드(mild), 라이트(light), 저타르, 저니코틴 등이 쓰여 있는 담배가 순하긴 한 것일까?
착각에 불과하다. 담배에는 니코틴과 타르를 제외하고도 40여 가지가 넘는 유해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마치 순한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하며, ‘순한 담배’ 이미지를 만들어 담배 판매량을 늘리려는 담배 회사들의 상술에도 넘어가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