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박모씨(30세, 남)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지난 주말 강원도 속초로 힐링(healing)여행을 떠났다. 10년지기 친구들과 함께 떠난 덕분에(?)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간 곳은 역시나 술집. 오징어순대에 소주로 1차 술자리를 즐기던 중 한 친구가 숙취 해소엔 이게 최고라며 ‘건강기능식품’이라고 쓰인 알약을 사왔다. 의심은 갔지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술자리를 생각하니 먹어야 할 것 같아 설명서에 쓰여진 대로 음주 전과 중간, 그리고 자기 전 3번에 나눠 복용했다.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술자리는 4차까지 거쳐 결국 새벽 3시까지 이어졌지만 박모씨는 신기하게도 취하지 않고 그 다음 날 전혀 숙취가 없었다. 워낙 숙취가 심한 박모씨는 도대체 어떤 성분이 속을 편안하게 하는지 궁금해 귀가하자마자 약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박모씨가 처음 접한 정체불명의 약은 미국에서 제조한 ‘ru21’이라는 약물로 치료제가 아닌 건강기능식품이었다. 이미 애주가들 사이에선 숙취해소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복용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떤 작용이 다른 숙취해소제와 다른 것일까.

알코올을 섭취하면 독성물질이 생겨 몸 안에 쌓이면서 숙취증상이 나타난다.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긴 다음 분해를 돕는 작용을 하는 다른 숙취해소제와는 달리, 해당 건강기능식품은 독성물질의 생성 자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속 쓰림, 위통, 위경련, 두통 등의 숙취증상 완화 효과가 탁월하다고 ru21의 대표 홈페이지에서는 설명하고 있는데, 이 효과가 사실이라면 애주가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또 맛이 특이해 거부감이 드는 드링크제 형태의 숙취해소 음료에 비해 비교적 섭취가 간단한 알약형태로 되어 있어 복용이 용이한 장점이 있으며 호박산, 푸마르산, l-글루타민, l-시스틴, 비타민 c, 비타민 b2, 비타민 b6 등 천연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안심이 된다.

하지만 ‘ru21’는 같은 효과를 내는 원조의 유사품에 불과하다. 러시아에서 만든 제품명 ‘rus.id(루스아이디)’가 원조의 주인공이며 구소련 당시 kgb요원들이 임무수행을 돕기 위해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과학자들이 개발한 알약 모양의 숙취해소제로 알려져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정청의 규정에 의해 비타민c 보충용 건강기능식품 제품명 '안티프 비타민 c'로 수입되고 있다.

성분은 이소말트, 이산화규소, 스테아린산칼슘, 호박산, l-글루탄산나트륨, 푸마르산, 비타민c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독소를 체내에서 빨리 분해 시키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간에 무리가 덜 가게 도와준다. 또 인체의 대사과정 또는 스트레스, 공해, 흡연, 음주 등의 유해환경에 의해 생성되는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제품 모두 특별한 부작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단순한 건강기능식품일 뿐 완벽하게 숙취 증상을 없앨 순 없다. 숙취 없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고 싶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밤새 마시고 폭탄주를 즐겨먹는 한국 음주문화 속에 사는 현대인들은 어쩔 수 없는 과음해야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숙취해소를 도와줄 건강기능식품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