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출혈과의 싸움, ‘혈우병’
사고가 나거나 수술을 할 때에는 신체에서 출혈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우리 몸에서는 지혈을 위한 1~13번의 혈액 응고 인자가 존재하는데, 이들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혈우병(hemophilia)은 이런 혈액 응고 인자가 선천적으로 결핍되어 나타나는 출혈 질환으로 응고 인자 농도에 따라 출혈 경향의 정도가 다르다. 응고 인자 농도가 정상인의 1% 이하이면 중증, 1~5%이면 중등도, 5~25%이면 경증 혈우병이라 한다.
다른 말로 크리스마스병이라고도 불리는 혈우병은 응고 인자 8번이 부족하면 a형, 9번이 부족하면 b형, 11번이 부족하면 c형 혈우병이라고 한다.
혈우병은 a형과 b형이 주로 발생하며, 이들은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된다. 즉 어머니가 x염색체에 그 인자를 가질 경우 증상은 없으나, 확률상 출생하는 남아의 반은 환자가 되고 반은 정상이다. 여아의 경우 반은 어머니와 같이 증상이 없는 보인자가 되며 반은 정상이다.
출혈은 출생 시부터 발견되기도 하나 대부분은 유아가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 나타나며 혈액 응고 인자의 부족 정도에 따라서 출혈 시기가 좌우되며, 그 출혈 시기는 중증일수록 일찍 발생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활동이 증가하면 주로 몸무게를 지탱하고 자주 움직이는 관절 부위에 출혈이 생기며, 잦은 출혈은 관절 강직으로 운동 장애 등의 불구가 올 수 있다. 또한, 뇌나 주요 장기 출혈 시에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혈우병의 치료는 3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 급성 출혈 시 조기 진단하여 치료한다. 둘째, 장기적인 치료로 출혈을 예방하고 치료 환경을 개선하며, 근골격계 병변에 대해 처치를 하는 것이다. 셋째, 올바른 유전 상담을 통해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예방 치료를 한다.
급성 출혈이 일어났을 때의 가장 중요한 처치는 부족한 혈액 응고 인자의 보충이다. 충분한 혈액응고 인자가 투입된 후 48~72시간 이내 경한 운동으로 관절 강직을 예방해야 하므로 깁스 등으로 고정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통증 완화를 위해 아스피린을 제외한 소량의 진통제가 필요할 수 있다.
혈우병을 앓고 있다면 사고가 발생하거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출혈이 심하므로 미리 의료진에게 알려서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해야 한다.
과거에는 혈우병의 가족력이 있다면 검사로 단순히 남녀만 구별하여 아들이라면 유산을 권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량의 태아 제대 혈액으로 응고 인자를 측정하든지, 또는 임신 초기에 양수나 융모로부터 얻은 유전자를 분석하여 출산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보인자 색출도 가능해졌기 때문에 혈우병 가족과 유전 상담을 통하여 혈우병 발생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