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황사 마스크 전격 해부
서울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명동. 한류 문화가 세계적으로 확대되면서 늘어난 외국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이곳엔 유독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보자.
“저기요, 안녕하세요”
“...........”
말이 통하지 않는다. 대부분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다. 마스크를 쓴 한국인은 어린이나 노약자 몇 명 정도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왜 한국인은 마스크와 친하지 않을까.
중국과 일본은 오염된 대기 환경과 더불어 사는 데 우리보다 익숙하다. 중국 스모그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며, 마스크는 외출 시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맑은 물이 아니라 ‘맑은 공기’를 팔아도 될 정도로 중국은 이미 답답한 공기에 지쳐있다.
화산재 등 자연재해에 민감한 일본 역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어 있으며 그 사용량도 늘고 있다. 실제 일본의 마스크 시장은 2004년 꽃가루의 대량 비산과 2007년 인플루엔자의 유행, 2009년 신형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약 600억 엔(약 6,100억 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으며 2014년에는 미세먼지 발현으로 약 7% 이상 추가 신장이 예상되고 있다고 일본의 한 마스크 제작업체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좀 다르다.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낮은지 매일 아침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지만, 비 오는 날 우산은 챙기지 미세먼지가 많은 날 마스크는 챙기지 않는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마스크 착용이 미세먼지를 피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 세민환경연구소 홍욱희 박사는 “한국인들이 마스크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미세먼지나 황사와 같이 대기오염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제대로 배운 적이 없고 익숙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며,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대기오염도가 높은 날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세먼지와 담배 연기를 비교했을 때?
미세먼지 유해성을 알기 쉽게 해석해보자. 흡연자도 싫어하는 담배 연기와 보기만 해도 답답한 자동차 배기가스를 몇 시간 동안 마시고 있다면 어떨까. 지난 4월 16일 서울 강남구 일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60μg/㎥로, 일반인도 장기간 야외활동은 금지해야 할 ‘나쁨’ 수준이었다. 이날 성인 남자가 1시간 동안 실외활동을 했다면 약 58μg/㎥를 마시게 되는데 이는 담배 연기를 1시간 24분 동안 밀폐된 공간(약 8평)에서 마시는 것과 같으며, 배기량 200cc 디젤 자동차의 매연을 3시간 40분 동안 마시는 것과 같다고 한 언론사에서 보도한 바 있다. 이를 다르게 말하면 흡연자인 경우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환경에 있지 않더라도 스스로 담배를 태워 미세먼지를 마시고 있다는 것과 같으며, 도심에 사는 현대인이라면 자동차 매연을 통해 매일 미세먼지를 마시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세먼지는 생각보다 주변에 있으며 되도록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상청에서는 미세먼지가 많은 대기 환경에서 노약자, 어린이 및 호흡기 질환 환자의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있으며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도 운동이나 야외학습 등을 자제시키고 있다. 하지만 실내에서만 생활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부득이하게 실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이 때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이 바로 근처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황사 마스크’다.
황사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와 뭐가 다른가?
황사 마스크는 황사나 미세먼지와 같이 작은 입자를 여과할 수 있는 필터가 내장된 마스크를 말한다. 일반 마스크의 섬유조직은 직각으로 교차된 일반 섬유를 쓰지만 황사 마스크는 섬유조직이 무작위로 얽혀 있는 부직포 재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섬유 조직보다 틈이 더 작아 우선 물리적으로 작은 먼지 입자를 여과한다. 하지만 작은 미세먼지 입자들은 필터에 직접 닿지 않고 공기를 타고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2차로 정전기를 이용한 특수 필터를 사용해 미세먼지가 흡착되게 하는 것이 황사 마스크의 특징이다.
황사 마스크의 미세입자 차단 기준은 입자크기 분포 평균 0.6㎛ 크기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도 80% 이상 차단 가능하다. 그 외에도 방역용 마스크의 경우 0.4㎛ 크기의 입자를 94~99%까지 차단 가능하지만 그만큼 호흡하는 데 불편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또한 보건용 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는 식약처에서 의약외품으로는 허가했지만 미세먼지 차단 목적이 아니므로 미세먼지 차단 기능에 대한 검증이 없는 상태다.
어떤 황사 마스크를 골라야 할까?
모양은 크게 휴대하기 편하게 접히는 접이형과 둥근 컵 모양의 컵형으로 나뉘는데 기능의 차이는 없으며 개인의 얼굴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아직 국내에서 허가 받은 어린이용 황사 마스크가 없는 상태로 시중에 판매되는 마스크를 착용해보고 완전히 밀착하는지 확인한 후 신중히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황사 마스크를 제대로 고르기 위해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제품 중 외부 포장에 ‘의약외품’, ‘황사 마스크’, ‘황사 방지’로 표시된 제품을 구매하면 된다. 또한 뒷면에 제조업자 또는 수입자의 상호 및 주소, 용량 또는 중량이나 개수, 제조번호와 제조연월일도 기본적으로 확인하자.
황사마스크는 세탁해서 사용하면 안 된다. 세탁 도중 필터가 물리적으로 손상 받거나 정전 필터 기능이 손상될 수 있어 미세먼지를 차단하지 못할 수 있다. 마스크 안팎이 오염됐다면 과감히 버리고 새것을 착용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메이크업 때문에 휴지나 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다음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마스크가 밀착되지 않아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마스크만 착용해야 한다.
또 오염되지 않은 마스크를 얼굴에 밀착하여 착용했다 할지라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가능한 마스크의 겉면을 손으로 만지지 않아야 한다. 마스크 필터에 손상을 줄 수 있어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마스크 선택과 사용도 중요하지만..
올해 초 뿌옇게 변해버린 하늘과 연일 보도되는 미세먼지 소식에 당장에라도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부모들은 시중에 나온 어린이용 황사 마스크가 모두 불법이라는 사실에 더욱 불안했다. 소비자가 황사 마스크를 제대로 선택하고 올바르게 착용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정부에서는 모든 연령이 식약처에서 인증받은 황사 마스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미리 인증 제품을 확대하고 대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