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트롤 타워 없는 일상 속 재난, ‘스트레스’
요즘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신문이나 뉴스를 볼 때는 말할 것도 없이 즐거워야 할 순간에도 문득 마음이 무겁고 머리가 아파오는 경험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일상화되어 당연한 듯이 느껴지던 스트레스가, 절망의 경험을 기폭제로 삼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가정의 달 5월에 가족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는 일상 속 재난, 스트레스에 대해 돌아봐야 하는 이유이다.
◆ ‘스트레스 공화국’에서 살아남기
일상 속 스트레스는 인류 공통의 문제겠지만, 명실상부한 ‘스트레스 공화국’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스트레스 문제는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잊을 만하면 사람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는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은 물론, 개인의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더욱 키우고 증폭시키는 문화들이 사회 저변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거주하는 주민 8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도권 주민의 스트레스에 대한 인식 및 실태 조사’ 결과 ‘일상생활의 스트레스를 자주 혹은 때때로 느낀다’고 응답한 응답자는 81%로 나타났으며 특히 직무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중이 87%로 oecd 국가 평균인 78%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조사를 진행한 김희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치열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전 삶을 관통한다고 볼 수 있다”며 “입시와 취업난, 과중한 업무량과 가계부채, 구조 조정 및 조기 퇴직, 보여주기 식 체면 문화 등은 한국 사회의 스트레스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어렸을 때부터 나이가 든 후까지 다양한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어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정현 교수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의 강도는 스트레스 요인 그 자체보다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 사건들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며 이에 대처하는가에 좌우된다”며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만드는 성향이 있는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말은 과학적으로도 검증된 ‘팩트’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가 자극을 받아서 뇌신경과 척추로 가는 척추신경에 영향을 주고 동시에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뇌 속의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가 작용하여 온 몸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일시적인 스트레스의 경우에는 시간이 흐르면 이러한 자극들이 정상화지만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만성화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만성 스트레스는 정상적인 뇌의 작용을 저해해 불면증, 우울증, 불안증, 정신이상 등 정신건강 문제는 물론 신체 건강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스트레스로 인해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조절에 이상이 생기면 약간의 스트레스만으로도 소화장애나 과민성 대장 증후군, 장누수 증후군 등이 나타난다.
이외에도 폭식으로 인한 비만 등 각종 성인병과 탈모, 여드름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기도 한 스트레스는 특히 ‘암 유발자’로도 알려져 있다. 폐암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흡연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에피네프린을 증가시켜 항암 치료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 일상 속 스트레스 케어, 해 보지 않고 말하지 말라
스트레스는 그 원인이 각각 다른 만큼 해소하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하루 일과 중에 누구나 하는 일들을 통해 해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과 수면이다.
매일 하는 스트레스 관리법 1. 운동
운동은 스트레스와 불안 등 정신적인 긴장 상태의 해소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운동은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효과는 물론 스트레스를 받은 후 신체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시간을 줄여준다. 건강한 신체는 몸의 저항력을 높이고 스트레스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운동은 뇌의 엔도르핀 생성을 증가시키는데 엔도르핀은 알려진 바와 같이 천연 항우울 성분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운동 후의 피로감을 만족감으로 바꿔준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특히 중등도 강도를 유지하는 유산소성 운동이 효과적인데, 빠르게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 가벼운 등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과도한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나쁜 반응을 개선시켜 주는 완충 역할을 담당하며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 정상으로 회복되는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 단기간의 운동보다도 장기간 실시하는 운동이 훨씬 더 큰 스트레스 개선 효과가 있다.
적어도 1주일에 3번 정도로 60~90%의 강도에서 20분 이상 1시간 이내에 걸친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과도하고 경쟁적인 운동은 오히려 피로감과 불안 및 우울, 스트레스 과다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 점에 유념하여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매일 하는 스트레스 관리법 2. 수면
수면장애, 섭식장애, 만성피로 등 대부분의 스트레스 부작용은 스트레스에 견딜 수 있게 도와주는 코티솔의 과다 분비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수면장애는 코티솔과 매우 관련이 깊은데,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서는 호흡, 혈압, 맥박, 체온 등이 낮아져야 하지만 코티솔은 주 기능이 호흡, 혈압, 맥박, 체온을 높이기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시험기간, 면접, 낯선 잠자리 등 일시적인 스트레스의 경우 수면장애 역시 일시적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족의 사망, 이별, 실직, 사고 등 장기적으로 스트레스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상황의 경우에서는 만성적인 수면장애를 일으켜 신체 전반적인 건강이 위협받게 된다.
수면의 질을 높여 스트레스 해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전까지 밝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자기 전 어두운 곳에서 오래 있게 되면 잡념과 불안, 근심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기 전에는 음식이나 음료를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목욕, 독서 등을 통해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잠드는 장소가 반드시 자신의 방일 필요는 없다. 잠이 잘 오지 않는 침실을 굳이 고집하지 말고집안 여러 곳에서 잠을 자 보고 가장 편하게 느껴지는 곳에서 자는 것이 좋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