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드득, 빠지직” 이가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가족들이 많다. 심할 때는 ‘저러다 이가 부러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각한 경우도 있다.
이갈이란 깨어있을 때나 잠을 잘 때 치아를 세게 물거나 가는 행위를 말하는데 보통 평균 8초 동안 5회 정도 이를 갈 때 이갈이라고 진단한다. 7∼10세에 주로 나타나 곧 자연스레 사라지지만, 어른들은 스트레스 등 정신적 원인이 많아 원인을 조절하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는다.
이갈이하는 본인보다 배우자나 가족, 또는 친구들이 이 가는 소리에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심한 이갈이가 지속할 경우 본인에게도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스스로 자각하기 힘들어 당장은 치료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만성화되면 상당한 고통이 수반된다.
자는 도중 일어나는 이갈이는 평소 식사할 때보다 몇 배나 큰 힘이 들어가 치아가 상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갈 때 힘을 받는 치아는 물론 치주조직(잇몸, 뼈를 포함한 치아 주위 조직), 근육, 턱관절에 영향을 준다. 또한, 소리 없이 이를 꽉 물고 자거나 어딘가에 집중하거나 스트레스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이를 꽉 물게 되는 습관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이갈이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흡 행태나 수면자세, 스트레스, 부정교합 등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턱을 움직여 이를 갈게 된다. 이런 습관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자더라도 몸이 피곤할 뿐만 아니라 잠이 부족해지다 보니 면역력이 약화해 고혈압, 심장마비, 뇌경색 등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 따라서 가족으로부터 자신의 이갈이에 대한 얘기를 들었거나 치아 상태가 이갈이를 의심하게 한다면 미루지 말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이갈이로 인한 증상과 징후
1) 교모 =이갈이의 가장 흔한 문제로 치아의 씹는 면이 마모되는 교모(attrition)가 나타날 수 있다. 교모가 나타나면 치아 내부 구조물인 치수(dental pulp)에 염증 반응이 생겨 치아에 통증이 유발되거나 찬 음식 먹을 때 시린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교모가 매우 심한 경우 치수가 노출되어 치아의 근관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2) 치경부마모 =치아와 잇몸의 경계 부위인 치아의 목 부위가 패는 치경부마모(cervical abfraction) 현상이 나타나면 이가 시리고, 치아나 치료받은 수복물이 반복적으로 깨져 나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3) 치주조직 손상 =치주조직이 손상받는 경우 치아가 흔들리거나 씹을 때 아픈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4) 압흔 =이를 꽉 물거나 갈 때 입안에 작용하는 압력으로 인해 위아래 치아 사이에 혀와 볼 점막이 빨려 들어와 압흔(눌린 자국)이 남기도 한다.
5) 사각턱 =이갈이는 뺨, 옆머리 등에 존재하는 씹는 근육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뺨 근육의 비대를 유발하여 사각턱의 원인이 된다.
6) 턱관절질환과 두통 =턱관절 질환은 이갈이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게 되는 가장 주된 증상으로 턱관절이나 씹는 근육의 통증을 유발하거나 턱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증상, 아래턱이 움직일 때 어긋나거나 걸리는 증상, 입이 안 벌어지는 증상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두통이나 귀의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현재 이갈이 자체를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는 치료는 없지만, 이갈이로 인해 유발될 수 있는 증상 및 징후를 치료하고 예방할 수는 있다. 이갈이를 조절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크게 위험 요인의 조절, 구강장치요법, 행동수정요법(behavioral modification), 물리요법, 약물요법,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 대량연습(massed practice)요법 등이 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