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 몸 속 환경호르몬, 성인의 1.6배
우리나라 어린이의 체내에 축적된 환경호르몬 농도가 성인의 1.6배, 선진국의 7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전국의 초·중·고(만 6~18세) 어린이·청소년 1,820명을 대상으로 체내 유해물질농도와 환경노출 등에 대한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들의 중금속(납, 수은) 체내 농도가 미국과 캐나다, 독일 등에 비해 약간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혈중 납 농도는 1.26 ㎍/dl, 청소년 1.11 ㎍/dl로 미국(어린이 0.98 ㎍/dl, 청소년 0.80 ㎍/dl)과 캐나다(어린이 0.79 ㎍/dl, 청소년 0.71 ㎍/dl)보다 다소 높았으나, 독일(6~8세 1.73 ㎍/dl, 9~11세 1.56 ㎍/dl, 12~14세 1.45 ㎍/dl)에 비해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건강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힌 참고값은 10 ㎍/dl다. 그러나 최근 그 이하에서도 신경계나 신장손상, 학습장애 등 건강영향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지속적인 노출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
혈중 수은 농도는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높게 나타났으나 일반적인 어린이·청소년이 노출될 수 있는 최고 농도(95백분위수※)가 각각 3.95, 3.62 ㎍/l로 미국 환경보호청(epa) 권고 기준인 5.8㎍/l보다 낮았다. 이는 독일 인체모니터링 위원회가 제시한 어린이, 청소년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참고값인 hbm ⅰ(5 ㎍/l)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어린이의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 대사체(mehhp와 meohp의 합)의 평균농도는 어린이의 hbm ⅰ(각각 1,500 ㎍/l, 500 ㎍/l)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나 생식기계 발달 및 내분비계 이상 등 건강이상과의 관련성이 크게 의심되고 있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비스페놀 a와 프탈레이트 대사체는 어린이가 청소년에 비해 약 2배 정도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손가락을 빨거나, 바닥에 앉아 노는 등 어린이의 행동특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제품 제조에 널리 사용되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이며, 프탈레이트(phthalate)는 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 가소제로써 각종 pvc제품, 목제가공 및 향수 용매, 가정용 바닥재, 장난감, 가죽제품, 카펫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동물의 생식기 기형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인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2009~2011년) 결과와 비교하면 어린이의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의 농도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비스페놀 a의 경우, 성인에 비해 1.6배, 프탈레이트 대사체는 최대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는 집과 학교 등 실내공간에서 하루 20시간 이상 보내는 것으로 조사되어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환경관리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이는 내분비계장애 추정물질이 함유된 용기, 장난감 등에 많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손 씻기 같은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어린이·청소년의 건강보호 대책 마련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설문조사, 임상검사, 체내 유해 화학물질 분석을 실시했다.
조사대상자는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의 해당 연령대 인구를 모집단으로 권역 및 동/읍·면 기준으로 표본 추출함으로써 전국 대표성을 확보했다.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유승도 과장은 “올해 만 3세 이상의 미취학 아동(만 5세 이하)에 대한 조사와 병행하여 환경유해인자의 노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등을 심층 종합 분석할 예정”이라며 “향후 성인 대상의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와 통합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