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을 낮춰 사람을 살린다, 저체온 치료
저체온증은 사람의 중심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심장, 폐, 뇌 등 중요한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치료를 위해 일부러 35도 이하의 저체온 상태로 유지하는 ‘저체온 요법’이라는 치료법이 있다.
저체온 요법은 심정지 후 순환회복은 되었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혼수상태 환자를 32~34도의 저체온 상태로 일정 시간 동안 유지함으로써 뇌손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울산대병원은 2011년 심정지 후 뇌손상, 심근기능 부전 환자에게 저체온 요법을 시행한 결과 29명 중 17명의 환자가 장애없이 퇴원해 58.6%의 성공률을 확인한 바 있다.
저체온 요법이 어떤 기전에 의해 뇌 손상을 경감시키는 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환자의 체온을 일정기간 낮게 유지함으로써 뇌손상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만들어지고 분비되는 것을 억제하고, 미세혈류를 개선하고 뇌압을 감소하는 등의 효과로 이차적인 뇌신경 손상을 예방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즉 멈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면 파괴된 세포가 더 망가지게 되는 데 저체온 요법을 통해 이를 지연시키고 추가 손상을 막는 것이다. 따라서 저체온 요법 효과를 보려면 심정지 후 심장박동이 돌아온 뒤에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저체온 요법의 과정
1. 저체온 유도기: 32~34도로 체온을 낮춘다.
심근경색 등으로 심정지 후 순환이 회복되는 경우 이전의 순환정지 및 저혈류로 인해 체온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일반의 경우보다 비교적 저체온에 도달하기 쉽다.
저체온 유도 과정에서 저온에 의한 오한을 방지하기 위해 근신경차단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쿨링매트에 환자를 눕히고 4도 정도의 식염수와 특수 냉각관을 혈관에 넣어 체온을 떨어뜨리며 얼음 주머니를 머리와 양쪽 겨드랑이에 대놓기도 한다.
2. 저체온 유지기: 저체온을 지속 유지한다.
저체온 유지기는 보통 12~24시간 정도로 권장되며 목표한 저체온의 범위 내에서 유지되어야 한다.
3. 체온 회복기: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체온을 목표 체온으로 올린다.
통상적으로 시간당 0.2도 정도의 속도로 정상 체온으로 되돌리기 위해 가온과정을 진행한다.
▲ 저체온 요법의 합병증
저체온이 유지되는 동안 이뇨현상이 발생해 체액량이 감소할 수 있으며 저칼슘혈증, 저인산혈증 등 전해질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심장정지 후 심장소생이 되더라도 90%는 결국 사망하고, 나머지의 80%도 영구적인 뇌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손상을 최대한 막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고 의료진에 빨리 인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저체온 요법으로 회생을 기대해볼 수 있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