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화되었지만 불안감이 일상생활을 압도하여 발생하는 질환인 ‘건강 염려증’ 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미한 기침과 근육통, 배가 싸르르 아픈 것 같은 느낌 등 몸의 불편한 신호에 민감해지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회사에서 서류 정리 중 종이 모서리에 손가락이 베인 것을 의식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 손에 난 상처를 발견하면 비로소 통증을 느끼는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상처를 모를 때는 아픔을 느낄 수 없지만 작은 고통에 예민하게 신경 쓰다 보면 고통은 커지게 된다. 인지가 집중되는 곳으로 감각이 열리기 때문이다. 건강 염려증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발생하며 현재는 코로나 염려증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규희 과장은 “극도의 민감한 상태가 반복되는 것이 공황 발작이며 심하지는 않지만 평균이상으로 각성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을 범불안장애라고 부른다”며 “건강 염려증은 불안 상황에 대한 각성과 안정을 조율하는 기능이 고장 나 있는 상태로 신경증적 장애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건강 염려증은 일종의 ‘불안증’으로, ‘과도한 각성 상태’를 뜻한다. 우리 몸은 켜는 스위치와 끄는 스위치가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데, 스위치가 항상 켜져만 있다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책상 모서리에 다리를 세게 부딪히면 정신이 번쩍 든다. 이것은 정상적인 각성반응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스위치가 꺼지지 않으면 통증은 계속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즉 불안 상태가 중추신경계에서 과도하게 작용하여 각성상태가 꺼지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감각에도 예민하게 반응하여 사소한 불편도 증폭해서 인지하게 된다.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핵은 뇌에서 각성상태를 유지하며 위험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장치이다. 편도핵이 계속 각성 상태로 있다면, 모든 감각기관은 항상 예민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은 개인의 불안 조건을 상승시킨다. 따라서 불안에 매몰되지 않는 통제력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열어 놓으면서 경미한 증상에도 밤새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 감염 가능성의 인지가 집중되어 자신도 감염자라는 가상의 사실에 민감하게 작용하다 보니 필요 이상의 감각이 증폭되기 때문에 나타나게 된다.
한규희 과장은 “불안을 다루는 방법 중에 집중 대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마음 채움 훈련’ 이 있는데 요가, 명상, 호흡법 등이 그 예이며 숨을 들이마시고, 멈추고, 내뱉는 호흡법을 몇 분간 시행하면 불안 상태가 완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불안장애는 약물과 인지행동 치료로 적절하게 통제가 가능하므로 코로나 19 감염 불안이 너무 심하거나 감염 공포가 과도하게 지속한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출처: 건강이 궁금할 땐, 하이닥
(www.hi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