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에서 현빈은 차가운 까칠남 구서진과 달콤한 순정남 로빈으로 1인 2역을 맡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5년 간 나타나지 않았던 또 다른 인격(로빈)이 나타나 괴로워하는 구서진의 모습이 방송되며 현빈이 연기하는 해리 정체성 장애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는 다중 인격 장애라고도 부르며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성격을 보이는 장애이다. a라는 성격에서 b라는 성격으로 바뀐 상태에서는 a의 성격이 전혀 발견되지 않으며 환자 자신도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각 인격은 별도의 인물로서 따로 구별되는 개인의 과거력과 자아상, 정체감을 갖고 있다.
원인으로는 과거 충격적인 기억을 회상하는 일이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들어서 망각함으로써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으려는 방어적인 기전으로 설명한다. 보통 성장 시기에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과거력을 가지는 것으로 되어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이나 개인적인 취약성, 환경적인 요소, 그리고 외부 지원 기능의 부재가 원인으로 꼽히며 어렸을 때 충격적인 사건은 신체적, 성적 학대와 연관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힘든 상황을 견뎌야 하는 어린이는 다중 인격 장애가 제공하는 또 다른 정체감으로 도피할 때 평온함을 느끼게 된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 환자들이 가지는 다중 인격의 수는 평균 5~10가지 정도이며, 각각의 인격은 서로 반대되는 특징을 지닌다. 바뀐 인물의 정체감은 완전히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고, 일차적 정체성과는 대조적이어서 공격적이고 적대적이며 통제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경우가 많다.
평소에 윤리, 도덕관이 억압한 행위를 다른 인격이 되었을 때 저지르는 경우도 있으며, 힘이 센 정체감은 다른 정체감에게 시간을 할당하는 능력을 보이고, 다른 정체감의 활동을 방해하거나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대개 좀 더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정체감이 힘이 센 정체감으로, 다른 정체감보다 더욱 완벽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원래의 인격으로 돌아왔을 때는 다른 인격 상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만성적이고 재발하기 쉽다.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나 정신 치료적 접근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등 약물 요법이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가족이나 주변에서는 환자가 원래의 인격으로 돌아오기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보호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환자가 자기에게 다른 인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아주 무관심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변화된 제2의 성격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멀쩡한 사람이 전혀 다른 사람으로 행동하거나 전에 알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 증상이 오랫동안 지속할 경우 빨리 정신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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