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소강상태를 보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외치며 마스크를 벗어던진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빠른 백신 접종으로 지난 7월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선언한 영국에서 다시 일일 확진자가 5만 명을 돌파했고, 영국 내부 전문가들은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쉬운 겨울철이 점점 다가오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현재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속되는 이유로 방역 조치 완화와 실내 활동의 증가를 꼽았다. 마이클 라이언(michael ryan) who 긴급대응 프로그램 책임자는 “작년처럼 다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면 각국의 의료 체계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고 우려하며, “현재 많은 나라들이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추세이며,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의 실내 활동이 늘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현재 우세종으로 대부분 국가의 확진자에게서 검출되고 있는 인도발 델타(b.1.617.2) 변이 바이러스의 하위 계통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플러스(ay4.2)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확산 중이라는 것이다. 각국은 이 신종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고 백신 효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델타 플러스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가장 빠른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일주일간 ay4.2 변이가 자국 내 감염 사례의 6%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영국 전문가들은 현재 영국에서 다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되는 이유로 영국 정부의 방역 지침 완화와 함께 이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을 꼽는다. 현재 영국 보건당국은 “전문가들과 함께 ay4.2 변이 바이러스를 조사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이번에 발견된 신종 델타 플러스가 기존 델타 변이보다 공중 보건에 더 큰 위험을 끼치고 있는지 밝히기에는 시기 상조”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도 ay4.2 변이를 현재 주시 중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도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ay4.2 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에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로셸 월렌스키(rochelle walensky) cdc 국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ay4.2 변이 바이러스가 주목받고 있다”라고 말하며, ay4.2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미국에서도 가끔 발견되고 있지만, 아직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러시아도 현재 자국 내에서 ay4.2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과 러시아 방역 당국은 면밀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이미 여러 건의 ay4.2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영국과 마찬가지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의 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감염 폭증이 일어나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30일부터 내달 7일까지 9일간의 유급 휴무령을 내렸다. 대한민국의 경우 아직 ay4.2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난 20일 발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국내에서 일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3,245명을 분석한 결과 모두 델타(b.1.617.2) 변이가 검출되었다. 작년 여름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후 빠른 속도로 세계에서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를 낳고 있다. 그에 따라 cdc 등 각국 방역 당국은 올봄 델타 변이의 하위 계통 바이러스(ay1, ay2)를 델타 플러스로 통칭하기로 결정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ay4.2 변이가 현재 우세종인 델타 변이보다 10∼15% 높은 전염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